독서-감상

‘불안(Anxiety)’ : 극복하는 방법

desmort68 2020. 11. 15. 23:45

 알랭 드 보통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 읽게 되었는데 추천해준 지인에게 감사를 전한다. 지금 이 후기를 쓰는 시점인 코로나 시대, 불안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이다. 현재 경제활동의 축소, 사회활동의 감소로 인해 부는 점차 양극화가 심해지고 사람 사이의 결속력은 약해지고 있다. 개인이 고립되고 있는 시점에 스스로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 언급하는 불안은 지위에 대한 불안이며 이를 원인과 해법 형식으로 깔끔하게 풀어냈다. 책에서는 세상의 눈으로 본 사람의 가치나 중요성 측면의 지위를 중점으로 잡는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불안을 느끼는 원인은 인정 욕구, 사랑, 자신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지위가 연결되어 있고 현대 사회에서 지위는 일반적으로 불확실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불안을 야기하고 이를 위해 저자는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문제 해소 방안을 이야기해준다.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에서 크게 공감한 부분은 철학이었다. 철학적인 방법은 변덕스러운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 아닌 이성적 판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과 같이 자신의 삶에서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한 사람이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은 타인의 주관적 평가가 아닌 그 사람의 객관적 본성에 따른다. 주관적 평가는 타인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지며 변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유동적이며 비이성적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객관적 본성은 특유의 본질이다. 특유의 본질 또한 변할 수 평가와의 관계에 있어 본성은 변하지 않는 성질이다. 우리의 불안은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이라고 받아들이거나 그 반대일 때 발생한다. 서로 다른 성질을 받아들이는 데 기존 관념과 충돌을 일으킬 것이고 자신의 가치가 크게 변했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변한 것은 본래 성질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다.

 

 예술을 이용하여 사고를 확장시키는 것도 불안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한 사람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정해진다. 다시 말해 상황에 따른 행동 양식이 있고 여기에서 벗어날 경우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우리의 불안은 엄격하고도 정적인 시스템 평가 안에서 쌓아온 가치판단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적 측면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감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누군가의 실패는 그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만이 평가될 수는 없다. 그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이어진 감정적인 요소들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소설, 희곡, 비극 등은 이러한 감정적 요소들에 끊임없이 물음을 일으키게 만든다. 지속적인 물음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만들고 기존의 틀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죽음을 보다 가깝게 느낄 필요가 있다. 지위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현실에서 자신의 기대치를 넘지 못했거나 타인의 인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죽음과 연결해본다면 어떠한 성공도 찰나에 지나지 않게 된다. 11001000000000000에 비하면 단순히 작은 숫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의미한 건 그러한 숫자가 있었다라는 사실이다. ‘있다없다는 큰 차이이다. 자신의 행동의 크기가 아닌 행동 자체의 유무에 집중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는 것 또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다.